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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멋진 세계> | 아웃사이더들의 멋진 세계를 위해(니시카와 미와 감독 • 야쿠쇼 코지 주연)

by 월가뷰 2022. 8. 17.


「멋진 세계」는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미카미'라는 중년의 인물이 13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도전기를 그린다. 우리는 한 존재가 과거의 익숙한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기 위한 몸부림을 보게 된다. 이를 돕는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갈등, 회피 그리고 받아들임의 과정을 통해 영화는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려난 약자들과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멋진세계(Under the Open Sky)

  • 개봉일 | 2022.08.11.
  • 장르 | 드라마
  • 국가 | 일본
  • 등급 | 15세
  • 러닝타임 | 126분
  • 수상내역 | 47회 시애틀국제영화제, 2021
  • 관람 극장 정보 |  영화의 전당 소극장 2022.08.14.

 

 

 


 

영화의 배경


시간

  • 과거 13년 전

미카미는 13년 전 2004년 경, 야쿠자를 그만두고 평범한 삶을 살기위해 가정을 꾸리고 살고있었다. 그런던 어느날 밤, 집에 강도가 들었고 아내 쿠미코를 위협하는 강도와 몸싸움을 벌이다 칼로 11번을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다. 공판당시 그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던 아내와 변호사의 수고에도, 검사의 도발에 넘어가 홧김에 '죽일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게 된다. 수감생활 도중 옥에서 쿠미코와 이혼한다. 아마도 40대 초반의 나이였으라리 추정한다.

미카미 살인사건
13년전 살인으로 체포된 미카미

 

  • 현재

50대가 된 미카미 13년이 흐른 현재는 낯선 시간대이다. 입소당시의 찼던 고가의 시계가 고장나 13년전 어느 시간에 멈춰있듯이 미카미의 시간역시 13년 전에 머물러있다. 그는 13년간의 수감기록을 성실히 작성했다. 재봉, 목공 등을 배우며 새로운 삶을 꿈꿨다. 드디어 출소일, 미카미는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출소한다. 영화는 이 장면으로 시작된다.

미카미 출소미카미 감옥
13년만에 출소하는 미카미

 

공간

  • 도쿄

기본적으로 도쿄를 배경으로 펼쳐지다. 미카미는 일본어를 모르는 내가 들어도 억양이 주변인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에서 유학을 한 동생의 말로는 주인공 미카미가 관서지방 사투리가 심하다고 귀띰해줬다. 긴 세월동안 방황하며 고향을 떠나 살아온 미카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 낯선 공간에서 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 관서지방

미카미의 고향은 관서지방으로 교토쪽일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에서 언급됐지만 기억하지 못하겠다. 그는 평생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워해왔다. 후반부에 본인이 맡겨졌던 보육시설에 찾아가는데 이로서 풀지못한 마음의 매듭을 푸는 경험하게 된다.

 

  • 미카미의 집

출소 이후에 보증인 쇼지씨의 도움으로 얻게된 허름한 이층 빌라. 단칸방이지만 미카미가 자립을 시작하는 공감이다. 마을에서도 이 빌라는 오갈곳 없는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세들어 사는 곳이라 소문이 자자하다. 이런 이유로 이웃들은 그를 범죄자로 낙인찍고 편견을 갖는다. 이같은 사회적 고립은 새로운 삶을 시작을 하려는 미카미의 의욕을 꺾는다.

 

 

주요인물 정보


주인공 미카미

나이는 50대. 지병으로 고혈압이 있다. 다혈질에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미카미가 한번 흥분하면 머리와 심장에 무리가 된다. 쓰러져서 병원에 가게 된 미카미에게 의사는 상태의 엄중함을 이르고, 약 복용과 무리한 일을 피하라는 처방을 내린다. 그러나 변해버린 사회에서 자극받지 않고 살아가기란 어렵다. 뿐만 아니라 50대의 나이에 자격증하나 없는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대체로 육체노동인데, 혈압으로 인해 이같은 일을 할 수 없게된다. 영화에서 미카미는 혈압이 오를 때마다 이마를 치고, 가슴을 무여잡는 모습으로 그가 무엇에 격동적으로 반응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팀: 츠노다/요시지와

츠노다(20-30대, 남)는 방송국에서 일하다 소설을 쓰기위해 집필을 구상중인 작가이다. 어느날 요시지와(츠노다와 동년배, 여)에게서 연락이와 미카미의 수감일기를 토대로 출소자의 사회적응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다큐를 제작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특유의 설득력과 말빨로 미카미에게 방송출연을 제의하며, 어린시절 헤어진 어머니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한편, 대박 방송을 만들려는 욕심으로 츠노다를 추동하는 요시지와. 츠노다는 미카미의 수감일기를 꼼꼼히 읽으며 그의 삶에 귀 기울이게 되면서, 사람보다는 돈이 목적이 된 다큐제작에서 손을 떼기로 작정한다. 츠노다는 점차 미카미를 따르게되는데, 한편으로는 부자관계로 보이기도 한다. 미카미와 정서적으로 가장 가까운 인물.

미카미를 촬영하는 츠노다와 요시지와
싸움에 휘말린 미카미를 말리기보다 촬영에 쓸 특종영상을 찍는 노츠다와 요시지와

 

보증인 쇼지 부부

미카미가 출소해서 자립까지 돕는 보증인 노부부. 그들은 따뜻한 밥을 지어주고, 그의 도움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준다. 부모가 없는 미카미에게 부모같은 존재로 든든한 지원군이다.


마트사장 료스케

미카미가 이사온 동네의 마을회장. 식료품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출소자라는 소문을 듣고 처음에는 그를 경계하지만 곧 그에게 가진 편견을 벗고,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무엇보다 미카미와 동향인데다, 한때 반항심에 엇나간 방황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있다. 그가 처음으로 사귄 친구라고 볼수있다. 현실적인 조언과 직언을 아끼지 않는 미카미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인물이다.

미카미와 마트사장 료스케
미카미의 단골 마트사장 료스케가 안무를 묻는다.

 

전부인 쿠미코

현재는 이혼상태지만, 한 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인. 미카미는 출소후 쿠미코의 집을 찾아가는데 어쩌면 자신의 딸일지도 모르는 여자아이와 마주친다. 아마도 재혼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단서를 주지는 않는다. 후반부 마지막에 미카미에게 전화를 걸어 딸과 데이트를 하자고 한다.


복지사 이구치

미카미의 생활보조금 심사를 담당하는 복지사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일이 굴욕적이라 믿는 미카미지만, 이구치의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조금씩 사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나간다. 처음에는 편견이 많은 사람인가 싶지만, 미카미의 편의를 생각해서 여러 방법을 강구하는데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야쿠자 옛 친구

자신의 노력에 세상이 빨리 화답하지 않자, 그는 손쉬운 방법을 다시 선택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진다. 그리고 야쿠자로 함께했던 옛 친구를 만나러 간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여주는 가족같은 친구이지만, 옛날같지 않은 사정을 보고서 그는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사건의 구성(스포있음 더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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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구하기: 자격증 취득을 위한 여정

 

야쿠자 조직은 상명하복과 자체적 규율로 굴러가는 곳이다. 그 속에서 생활 할 때 미카미는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조직을 향한 충성심을 제공하고, 맡은일을 완수하면 인정받는다. 그러나 사회의 일원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업무역량과 이를 증명할 자격증이 필요하다.

 

출소후 그는 교도소에서 배운 기능으로 검도 투구를 만드는 일을 하리라 맘먹는다. 하지만 실제로 수제 투구를 만드는 일은 수지가 맞지않아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산업이 아니다. 긴 시간 갈고닦은 그의 재봉실력이 무용해지자 그는 첫번째 좌절을 맛본다. 이후 구직활동을 하면서 걸림돌을 하나씩 만난다. 출소자라는 신분, 50대 무경력자, 그리고 필수적인 자격증이 없다는 것.

 

그중에서 그가 가진 유일한 자격증인 운전면허를 활용해 일을 하고자 한다. 무경력자 50대가 고혈압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업무강도로 일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인 운전사에 도전하는 미카미. 그러나 또 난관에 부딪힌다. 감옥에서 갱신을 못해서 운전면허가 만료된 것. 창구직원은 운전면허를 처음부터 따야한다고 안내하고, 미카미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사회제도들은 갱생된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를 자꾸만 꺾는다. 하지만 필기시험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미카미. 왕년에 외제차를 굴렸다며 자신하던 미카미는 도로주행에서 번번히 낙방하게 된다. 생활이 빠듯한 미카미에게 운전교습을 할 돈이 부족하다. 마음이 급해지기만 하는 미카미는 복지사에게 찾아가 보조금을 쓸 수 없는지 묻고, 보증인을 찾아가 도움을 구하지만 절차를 생략하고 빠른 결과만을 원하는 미카미를 타이르기만 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데. 이에 인내심을 잃은 미카미는 급기야 화를 참지 못하고 혈압으로 쓰러지는데.

 

자격증 공부
운전면허 시험을 보기위해 공부하는 미카미

 

다큐멘터리 방송에 출연할 결심을 하다

좌절감에 허우적 거리고 있을 때, 츠노다에게서 연락이 온다. 그리고 눈이 번쩍뜨이는 제안을 한다. 출소자들의 사회 적응의 어려움을 고발하고자 하는 방송취지를 듣고, 그는 마음이 흔들린다. 방송이 성공하면 여기저기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며, 어릴 적 헤어진 어머니를 찾을 수도 있을거라는 희망을 주는 요시지와. 그는 출연 결심을 주변인들에게 알리는데, 모두 걱정일색이다. 그가 방송인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한다. 차근차근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라는 사람들에게 되려 화를 내는데.

 

과거의 환영을 찾아 떠나다

츠노다는 미카미를 이용하려는 요시지와의 의도를 파악한 츠노다는 정말 미카미를 위하는 일이 아님을 깨닫고 방송제작을 철회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된 미카미는 다시 좌절감을 느낀다. 맘처럼 일이 풀리지 않자, 그는 세상이 자신을 거부한다고 생각하여 야쿠자로 함께했던 친구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아무 걱정말고 자신을 찾아오라는 친구. 그는 그 일을 돕겠다며 낙향을 결심한다.

 

그러나 호언장담하던 친구와 달리 실상은 매우 궁핍한 처지였다. 야쿠자 생활로는 생계를 이을 수가 없어서 도망치는 조직원도 허다하며, 왕년에 야쿠자였떤 이들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일거리를 얻으려 전전했다. 친구도 당뇨로 다리를 잘라 거동마저 불편한 상황에서 이빨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어진 것이다. 그는 자신이 한 때 몸담았던 세계의 민낯을 보고, 자신에게 주어진 갱생의 기회를 다시 생각하게된다.

 

 

발상의 전환 장점을 살린 일을 찾다

한동안 집을 비웠던 그의 집을 찾아온 복지사. 그는 미카미에게 새로운 제안을 한다. 정리정존을 잘하고, 단순하지만 인내심이 필요한 일을 잘하는 미카미에게 요양보호사 보조일을 제안한 것이다. 첫 출근을 한 그는 처음으로 성취감과 보람에 벅찬 감정을 느낀다.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찾는 미카미에게도 안정감이 찾아오는 듯하다.

 

거울 속에 비친 양복입은 남자
첫 출근을 앞두고 들뜬 미카미의 표정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기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사이가 틀어진 마트사장과 다시 화해하는 미카미. 츠노다 역시, 방송이 아닌 소설로 그의 이야기를 세상에 남기겠다고 그를 다시 찾아왔다. 둘은 과거 미카미가 있던 보육시설을 찾아가 어머니를 찾을 수 있는 단서들을 함께 찾는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차차 반목하는 세상과 화회를 이룬다.

취업을 기념하는 작은 파티에서 쇼지씨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달려드는 미카미에게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준다. 때론 듣지 않고, 보지않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그는 이 말을 마음에 새긴다.

 

미카미의 친구들이 선물한 노란 자전거. 미카미는 이 자전거로 과거를 뒤로하고 새로운 날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을까.

 

질문과 사유


사람은 변하는 존재인가

개인의 일탈행동은 온전히 교정될 수 있는가. 반사회적인 인간이 적응적이고 사회적인 행동, 공공선을 위한 행동을 하기위해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 이 질문을 확장하면 인간은 변화가능한 존재인가하는 물음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정말 변화되어가는 존재일까. 그렇다면 그 변화에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가능할까?


개인의 변화에 사회는 얼마나 호의적인가

개인의 변화에 개입된 관계들, 그리고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는 어디까지 호의를 베풀 수 있을까. 우리는 끝없는 살아남기 경쟁에서 다른 사람의 갱생을 얼마나 지지하고 있을까. 그것은 의무일까, 자유일까. 세금과 그 유용에 대해 잡음이 끊이지 않는 요즘, 재화의 분배가 공정히 이뤄지는 것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또 무엇이 공정인가. 개인의 사회적 갱생에 투자되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은 결코 쉬은 일이 이나다. 사회가 호의는 단순히 관념적인 동정을 넘어서 실질적 도움을 주고,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벽이 아닌 문이 되어주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사회 가장자리에 설 수 있다

단순히 범죄로 인해 사회로부터 격리된 사람들뿐 아니라, 다양한 사유로 소외돈 아웃사이더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누구나 그 자리에 설 수 있다. 내가 살아남고,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 작은 몫이라도 타인을 위한 곁을 남겨두는 것이 아닐까. 미카미가 만난 멋진 세계는 그렇게 만들어진 곳이었으리라.

코스모스를 쥔 손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코스모스 꽃을 건네받았던 미카미

 

 

2022.08.17.

월가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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