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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제임스 조이스 <젊은 예술가의 초상> p. 33 ~ 47(민음사) ②

by 월가뷰 2022. 8. 24.

 

오늘의 독서

(PM 13:00~14:00)


성수동 카페에 앉아있는 듯한 플레이 리스트, 카페음악

책을 열며

오늘 출근길에 비가 왔다. 곧 비가 그쳤지만, 지금까지도 날씨가 흐리다. 오늘도 상담 일정이 없어서 널널한 오전 시간을 보냈다. 날씨 탓인지 조금 우울해진다. 지금 이렇게 읽고 쓰는 시간이 낭비일까? 독서 모임을 시작한 지 겨우 하루 만에 이런 생각이 들다니. 지금 나는 조금 더 생산적이고, 안정적인 일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에너지를 낭비하는 건 아닐까. 자괴감이 든다. 오전 시간에 끝내려던 독서를 하지 못하고, 인터넷을 떠도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부정적인 생각에 오래 사로잡혀 있지 말자. 사람들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말자. 선택한 일들을 성실히 하다 보면 또 길이 생기겠지. 그리고 독서는 무엇에나 도움이 되니까. 내 소양을 기르는 것이라 여기자.

 

 

젊은 예술가의 초상 p. 33 ~ 47

이카루스의 날개
태양 가까이로 날아가는 이카루스

 

회피 혹은 추구

스티븐의 의식은 온통 자신의 현실을 초월한 세계, 미지의 세계로 채워져있다. 웰스라는 친구 때문에 화장실 하수구에 빠져서 진료소에 와있는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탓하거나 원망하기보다, 이대로 죽는 다면 자신이 도달하게 될 천국을 생각하며 전율하고 있다. 이것이 내게는 어렵고 힘든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기위한 회피 혹은 승화의 일종으로 보인다. 여기서 시련이란 개인적인 고난과 국가적 정치적인 어두움을 같이 함의하고 있는듯하다. 어쩌면 독립, 해방이라는 사회적인 측면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을듯.

 

땡! 땡! 성에서 종이 울리네!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그 오래된 묘지에 묻어주시고,
큰형님 곁에다 묻어주셔요.
저를 검은 관에 넣어주세요.
제 곁을 지키는 여섯 명의 천사 중
두 명은 노래하고, 두 명은 기도하며,
나머지 두 명은 내 영혼을 데리고 가겠지요.

참으로 아름답고도 슬픈 동요가 아닌가! <그 오래된 묘지에 묻어주시고>라고 말하는 대목이 어쩌면 이렇게나 아름다울까.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참으로 슬프고, 참으로 아름답구나! 그는 조용히 울고 싶어졌지만 자신의 처지가 딱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그 가사가 음악처럼 무척 아름답고 슬펐기 때문이다. 종소리! 종소리! 안녕히 계세요! 오, 안녕히 계세요!

p.38

 

 

이카루스 신화 차용

이미 스티븐의 성인 디덜러스는 그리스 신화의 '다이달로스'를 환기시킨다. 여기에 더해서 '벽난로, 밀랍, 활활 타오르는 불' 등은 이카루스가 아버지의 말을 따르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가다 날개가 녹아 바다로 추락하는 비극을 더욱 강하게 암시한다. 더 갈망하고, 추구할수록 위태로워지는 '무엇'이 스티븐에게는 무엇일까?

 

디덜러스 씨는 벽난로 선반위에 놓인 체경을 들여다보면서 콧수염에 밀랍을 바르더니 저고리 뒷자락을 양쪽으로 가르고 활활 타오르는 난로 불에 등을 쬐며 서 있었다.
p.43

디덜러스 씨는 안경을 끼고서 그를 유심히 내려다보며 조용히 다정한 말투로 얘기 했다.
"이 꼬마 녀석은 대체 무얼 안다고 이렇게 웃고 있을까?"
p.45

 

 

 

〈이카루스의 추락〉

이 그림을 그린 브뢰헬(Pieter Bruegel the Elder, 1525~1569)은 1525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소박한 시골 농부의 삶을 주로 그려서 '농부 브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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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로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와 미노스의 여종 나우크라테의 아들. 뛰어난 건축가이며 조각가·발명가이기도 한 다이달로스는 크레타섬을 방문하여 미노스왕의 환대 속에 지내며 왕의 시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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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


자신을 망가뜨리는 위험한 꿈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이성이 만든 작은 투영'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태민의 '이데아(Idea)' 곡도 떠오른다. 하늘을 날아 비상하리라는 이상을 향해 달리던 젊음. 그런 패기가 꺾이고 남은 지금의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걸까. 이제 나는 이카루스가 아니라 다이달로스가 되어버린 것 같다. 너무 높게 날면 다친단다. 적당히 정도껏 살아야해. 라고. 그러나 그 다독임은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 되어 돌아오는듯하다.

 

무모함의 결과가 비극이라도 끝없이 날아 올랐으면. 어쩌면 바다에 추락해도, 누군가가 나를 구해줄지도 어쩌면 운 좋게 파도가 나를 무인도로 밀어내줄지도 모르니까. 이런 걱정은 멈추고 그저 내달리기만 했다면 조금은 달랐을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달려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 

 

 

 

 

 

자우림- 이카루스

 

TAEMIN - Rise(이카루스)

 

 

 

2022.08.24.

월가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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