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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비하인드 도어, 닫힌 문 뒤에 감춰진 진실

by 월가뷰 2022. 8. 28.

책 소개

여름밤 잠은 오지 않고, 심심한 밤. 밀리의 서재를 켰다. 그리고 심리 스릴러물 '비하인드 도어'를 읽기 시작했다. 조금씩 읽어가리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이야기에 빠져들어 깊은 밤까지 멈출 수 없었다. 한여름밤의 서스펜스를 원한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 제목 | 비하인드 도어(Behind Closed Doors)
  • 작가 | B.A 패리스 저/ 이수영 역,
  • 출판 | 모모
  • 출간일 | 2021년 12월 06일
  • 판형 | 308쪽 | 394g | 140*210*16mm
  • 구독정보 | 밀리의 서재

 

 

비하인드 도어 - YES24

여성 심리 스릴러물의 독보적 여왕B. A. 패리스의 충격적 데뷔작이 새롭게 돌아왔다!누구나 부러워하는 완벽한 부부의아무도 모르는 끔찍한 세계……여성의 심리를 파고드는 스릴러 장르의 귀

www.yes24.com

 

 

비하인드 도어 소개 포스터
출처: yes24 도서정보

 

소설 속에서 발견한 것들


과거와 현재로 직조해낸 서스펜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그레이스의 목소리로 쓰여지고 있는데, 제 3의 화자가 아닌 주인공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공포심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악당 '잭'의 내면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보다 제한적인 시야를 가지게 되고, 이로인한 서스펜스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전환을 통해 지루할 틈 없이 속독하게 된다. 정말 이야기에 몰입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

잭은 '지나치게' 완벽한 남자다. 그는 등장부터 프로포즈까지 여성들이 꿈에 그리는 백마탄 왕자님이다. 오랜시간 외로운 감정 속에서 희망을 버린채 살아온 주인공에게 다가온 절호의 기회다. 우리는 이런 비현실적 행운앞에서 비판적 이성을 놓치기 일쑤다. 낭만적인 운명론자가 된다. 사랑의 숭고한 가치는 어떠한 조건 없는 거져주어지는 사랑에 있다지만, 과연 현실 속에서 이런 의미가 얼마나 실현되고 있을까? 제 눈에 안경이라 내 눈에만 완벽해 보이는 남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어딘가 흠없이 과분한 이성이 내게 접근한다면 우리는 의심을 해봐야 할지 모른다. 그들이 나에게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왜냐면 완벽한 사람들은 드러나는 결핍을 파악할 수 없어 더욱 위험한 요구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완벽한 빌런을 통한 카타르시스

잭은 가학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어머니를 학대하는 아버지를 돕기까지했다. 결국 아버지를 죽인다. 이런 과거를 교묘하게 숨긴채 완벽한 삶을 살아간다. 그는 완전한 자신의 세계 속에서 타인의 공포를 즐기며 살기위한 계획을 마련한다. 자신의 통제 속에 저항하지 못할 인물을 찾는다. 캐릭터로서 '잭'이란 인물은 다소 평면적인 인물이다. 갱생의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는 악한이다. 불우한 가정환경의 희생자로 동정심을 살 수 조차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어쩌면 이런 절대적인 악당을 통해서 우리는 애매한 감정을 버리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마음껏 욕하고 판단하고 저주하면서 카타르시스를 얻는다. 

 

장애를 가진 캐릭터들의 활약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를 통해서 지적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 책에서는 주인공의 동생 '밀리'가 다운증후군으로 나온다. 그녀는 완전한 착취의 표적이 된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서 자신의 삶을 살 수 없는 설정이라, 우영우 캐릭터와는 다르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밀리는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역할을 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스스로의 판단과 감정을 확신하고, 때로는 속일 줄도 안다. 이런 모습에서 장애인 캐릭터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구나 느꼈다. 이렇듯 주인공으로 내세워지지 않았던 시선의 사각지대에 놓인 캐릭터들이 앞으로도 많은 활약을 해주길 기대한다.

 

시선의사각지대에서 살아남기

철저한 감시와 통제아래에서도 그레이스는 밀리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다행히 너무도 완벽한 '잭'을 의심하는 인물이 나타났다. 결말에서 '잭'은 자신을 지나치게 과신한 나머지 그레이스를 겁주기 위해 한 거짓말로 인해 자신의 실체를 폭로당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결말에 가서 악을 이기기 위한 방책은 선의 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합리적 의심으로 상대방의 진실에 도달하기 위한 선의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선한 이웃이 없었다면 그레이스는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질문과 사유


소시오패스는 타고난 것인가?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등 공감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학계에서는 이들은 타고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뇌신경의 결함으로 공감능력을 잃었다고 말한다. 환경적인 측면이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타고났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이기적이고 잔인한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추방되거나 제거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능력주의와 비인간적인 실태가 이들이 사회로부터 격리되거나 관리되지 못하게만든 요인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가?

위험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들과 겨루어 우리가 이길수 있다는 자만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최대한 얽히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일이다. 소설에서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듯이, 이들은 상식과 상상을 초월한 인물들로 우리가 가진 인간성에 호소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니, 그들이 늘어놓은 덧에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들의 거짓말에서 벗어나기

그레이스를 통제하기 위한 주된 수단은 '공포심'이었다. 실재없는 공포심에 지배된 그레이스는 문이 잠기지 않은 호텔에 있으면서도 스스로가 갇혔다고 믿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같은 메세지를 주입받을 때 우리는 심리적으로 지배당하게 되고, 포식자의 말을 전적으로 믿게된다. 그레이스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완전히 잃지 않기 위해서 그녀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잭이 원하는 반응을 빨리 보여주지 않는 의지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그녀의 곤경을 알아차린 이웃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레이스도 곧 잠식당했을 거라 생각한다. 자기 확신을 흔드는 상대방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말것. 

 

 

2022.08.28.

월가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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